화학을 전공하고 사회에 나오면서 느낀 점들을 글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.
화학과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면서 들었던 말 중 하나가 '공대 취업 3대장 전.화.기.니까 취업 잘 되겠다' 였습니다.
(얘기를 들으면서 좀 억울했던게 사실 화학과는 취업을 잘 못하거든요 ㅠㅠ)
일단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위에 전.화.기. 는 전기공학, 화학공학, 기계공학 입니다.
'화학'이나 '화공'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면 충분히 헷갈릴 수 있습니다. 공학(Engineering)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매우 크고, 이후 진로(라고 쓰고 취업)에 영향을 많이 줍니다.
혹시나, 저 처럼 화학에 관심있고 좋아하는 고등학생이나 화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.
1. 화학 들어간 전공은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좋다. (컴공/기계/전기전자 ㄱㄱ)
전공을 선택할 기회가 있거나 아직 바꿀 시간이 있다면, 가급적 다른 전공을 선택하세요. (제발)
공대 3대장 전화기는 이제 없습니다!!! 이건 대한민국이 제조업 기반의 고성장을 이룰 때 얘기고 지금은 환상일 뿐입니다...... 이것은 화공도 같은 상황입니다. 왜냐하면,
1) 전기/기계에 비해 압도적으로 일자리가 없습니다. 분야 자체가 사람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. 최근 모 발전기업에서는 전기/기계 채용 티오를 4~5명 냈던 반면, 화학직은 아예 뽑지도 않았습니다.
2) 그와중에 좋은 일자리도 별로 없습니다. 최상위 기업인 정유사/석화사를 제외한다면 재료/소재 회사로 눈을 돌려야하는데, 이 분야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기업들이 전통의 강호로서 꽉 잡고 있습니다.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재료/소재연구를 꾸준히 지원하며 발전시킬 수 없는 환경이라 분야에 거대 기업이 없습니다. 또, 구조적으로 재료/소재 회사들은 대부분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회사에 납품을 하는 회사입니다. 수주를 따내기 위해 전세계 독점이 아닌 이상에야 가격경쟁을 해야하고 아무래도 이윤이 줄어들고, 기업도 크게 성장하지 못합니다.
2. 연구자의 길 (박사 취득 후 연구원 or 교수)
그래도 꼭 화학을 해야겠다면, 박사 학위를 하고 연구자의 길을 추천합니다. 아무래도 화학/재료/소재 분야는 산업에서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. 하지만, 연구분야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. 세계적인 학술지들의 Impact Factor (IF, 피인용지수)를 비교해보자면, 재료/화학 분야는 타 분야에 비해서 IF가 급상승하였습니다. 전세계적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, 그만큼 해당 분야에 많은 인력과 재정이 투입된다고 추측할 수 있겠습니다.
여기서 주의할 점은 국내에서 연구는 무.조.건. 설카포 입니다. 다른 선택지는 생각하지 마세요. 학부 때 설카포를 못 갔다면, 대학원은 설카포로 가세요. 타 대학의 교수님들도 공공연히 다들 설카포 가고 싶어하십니다. (이것만으로 종결입니다.)
(생각 나는 대로 다음 편에 이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.)